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이 도내 표고버섯 재배 농가들의 경영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제주 향토 자원을 활용한 참나무 톱밥 대체재 개발에 나섰다.
그동안 제주 표고버섯 재배 농가들은 버섯 재배에 필수적인 참나무 톱밥을 모두 육지부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톱밥 배지 구입비가 농가 경영비의 50%를 차지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제주는 조선시대부터 약 550년간 표고버섯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지난 1970년 한라산국립공원 지정과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국립공원 내 표고버섯 재배용 원목 벌채가 금지되면서 현재는 재배 원료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제주 표고버섯 재배 현황을 보면 2024년 기준 104개 농가가 103ha 규모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이 중 원목을 이용하는 농가가 72개소, 톱밥을 이용하는 농가가 32개소다.
최근 재배 방식이 전통적인 원목재배에서 생산성이 높은 톱밥재배로 전환되고 있어 경영비 부담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기술원은 2024년 7월 버섯연구T/F팀을 구성하고 제주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들을 활용한 대체재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억새, 조릿대, 들묵새, 메밀껍질 등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자원들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이들 향토 자원을 참나무 톱밥과 일정 비율로 혼합하거나 각각 단독으로 사용해 만든 배지에서도 버섯 균사가 건강하게 자리 잡았고, 버섯이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농업기술원은 이번 실험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용화 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억새와 조릿대를 중심으로 현재 농가들이 사용하는 원통형과 상면형 배지 형태로 제조한 후, 버섯의 생장 속도와 생산량을 정밀하게 분석해 실제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배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제주 표고버섯 재배 농가들은 경영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농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배 버섯연구T/F 팀장은 “참나무 톱밥 대체 배지 선발은 제주 지역 농림자원의 고부가가치 활용 사례”라면서 “향후 재배 기술 검증과 보급을 통해 농가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