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은은한 문제: 김창열의 신문지 작업’
신문지 작업의 탄생과 변화를 살펴보며, 작가의 예술적 실험 과정과 시대정신 탐구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 오는 10월 18일까지 미술관 1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은은한 문제: 김창열의 신문지 작업’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물방울 회화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 화백의 작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신문지 작업’에 초점을 맞춰 그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김창열은 지난 1970년대부터 물방울이라는 독창적인 모티프를 통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아 온 작가이다. 특히 1975년,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의 아파트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신문은 그의 작업에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왔다.
그는 신문지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시간의 매체’로 인식하고 그 위에 물방울을 그려 넣으며 새로운 조형 실험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신문지 작업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변화 과정을 미술관 소장품 20여 점을 통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1975년부터 2010년대에 이르는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은 김창열이 신문이라는 일상적 매체를 어떻게 예술적 언어로 확장해 나갔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객관적이고 집합적인 시간’을 담고 있는 ‘신문’과 ‘주관적인 시간’의 흔적이라 할 수 있는 ‘물방울’이라는 이질적인 두 요소가 한 화면 안에서 만나면서 작품이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간의 층위를 탐구하는 장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신문 지면 위에 물방울을 배치하며 형식적 실험을 이어간 1970년대 신문지 작업으로부터 출발하여 번짐의 흔적 그리고 거친 붓자국 사용, 판화 제작 등 매체적 실험이 활발히 이루어진 1980년대 신문지 작업을 거쳐 간결하고 절제된 형태로 변화하는 말년의 작업 과정으로 이어지는 신문지 작업의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신문지 작업의 변화는 단순한 형식의 축소가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사유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전시는 작가의 실험적 시도에서 출발한 신문지 작업이 점차 작가의 내면과 시대 인식이 깊이 스며든 하나의 완성된 세계로 자리 잡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번 ‘은은한 문제: 김창열의 신문지 작업’ 전시는 김창열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작가의 작업을 보다 밀도 있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회화 중심으로 이해되어 온 김창열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여, 신문지 작업이 지닌 미술사적 의의와 의미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현실과 예술, 객관과 주관, 기록과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경험하게 된다. 신문이라는 익숙한 매체 위에 맺힌 물방울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통해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도록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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