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중심 수급관리, 디지털 기반 과학영농으로 진화”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제2기 출범… ‘제주DA’ 플랫폼 연계로 수급안정 기술 혁신
오영훈 지사 "농업인과 과학영농을”… 강동만 회장 "수급안정으로 땀의 가치 지킬 것”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해온 ‘농정 대전환’의 핵심 주체인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가 제2기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제2기 출범식이 지난 31일 아젠토피오레컨벤션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오영훈 도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필환 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 등 180여 명의 농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제2기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생산자주도, 농정대전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22년부터 ‘농정 대전환’의 일환으로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농산물 수급안정체계 구축을 추진해왔다.

매년 반복되는 제주 주요 농산물의 과잉생산과 가격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주도의 시장격리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자가 스스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출하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2023년 7월 설립된 제1기 수급관리연합회는 이러한 전환의 중심축으로 제주 주요 농산물의 수급관리를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제1기 연합회는 출범 이후 2년 동안 행정, 농협,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등과 함께 제주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감귤, 월동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 5대 품목별로 생산자단체가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수급관리 체계를 운영하며, 수급안정 매뉴얼을 마련하고 주의·경계·심각 단계별 대응체계 구축 등 실질적 기반을 다져왔다.

또한 대형마트․유통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계약거래를 활성화했으며, 급속개별냉동(IQF) 등 가공시설을 활용해 식자재 시장으로 판로를 다변화했다. 이와 함께 제주조공법인 통합마케팅사업과 연계, 주산지 농협이 직접 농산물을 수매하는 매취기능을 강화하고 롯데홈쇼핑, 카카오메이커스, GS리테일 등과 협력해 온라인 쇼핑몰과 기업간 거래(B2B) 기획전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특히 개별 품목 단위로 분산됐던 유통구조를 생산자연합회, 주산지농협, 제주조공법인의 협력으로 통합유통체계로 전환한 점이 주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2024년산 월동채소 가격은 전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 서울가락도매시장 기준으로 양배추는 52.7%, 월동무는 129.8%, 당근은 37.6% 가격이 올랐다. 2023년산 감귤 조수입은 역대 최고치인 1조 3천248억 원을 달성했으며, 2020년 이후 중단됐던 제주 양배추의 일본 수출도 재개됐다.

제2기 연합회는 최근 공개된 ‘제주DA(Digital Agriculture)’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수급관리의 과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농업디지털센터가 개발한 이 플랫폼은 34종의 농업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관리를 위한 근거를 제공한다.

연합회와 수급관리센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산량·가격 예측 데이터와 현장 정보를 결합해 품목별 수급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단계별 대응전략을 수립한다.

또한 농업인이 입력한 영농일지와 재배정보는 다시 연합회의 생산예측 데이터로 활용되며, 생산부터 유통까지 통합관리할 수 있는 제주농산물종합시스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 기반 농업정보의 허브인 ‘제주DA’, 수급관리 정책을 실행할 수급관리센터, 사업추진 주체인 연합회, 농협, 제주조공법인을 연계해 감귤과 주요 월동채소류에 대한 수요·공급을 예측하고 시장 가격을 안정적으로 사전에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데이터기반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연합회는 이 외에도 ▲수급관리운영위원회 운영 활성화 ▲품목별 생산자연합회 가입 확대 ▲제주 특성을 반영한 자조금 제도 개선과 인센티브 강화 ▲품목별 통합유통체계 강화 및 출하처 다양화를 주요 전략으로 추진한다.


▲ 오영훈 지사가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제2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서 오영훈 지사는 축사를 통해 “생산자 중심의 농정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난 2년 동안 수급관리연합회를 통해 농가 소득 상승이라는 결실을 맺게 돼 매우 뜻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감귤 조수입의 최고 기록 경신, 월동채소 가격 상승, 농협조공법인 매출액 급상승 등의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지사는 또 “최근 구축한 ‘제주DA’ 플랫폼은 과학영농, 기술영농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의 토대”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RE100 농산물 생산을 위한 재생에너지 기반 설비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제주 농장 유형에 맞는 스마트팜 산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기술 영농이 실현될 수 있도록 농업인과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강동만 수급관리연합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전국 최초로 생산자 주도의 자율적 수급 관리를 제주에서 성공시켜 안정적인 농업 소득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기에서는 예측과 전략 기반의 체계적 수급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품목별 생산자연합회의 소통을 강화해 정책과 사업 전 과정에 생산자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농업은 땀의 산업이며, 수급 안정은 그 땀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서는 수급안정 사업에 기여한 유공자들에 대한 표창패와 공로패 수여가 진행됐으며, 도지사와 연합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생산자주도, 농정대전환’ 퍼포먼스를 통해 제2기 출범의 의미를 더했다.

고일학 감귤위원회 위원장과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결의발언을 통해 생산자 주도의 자율적 수급안정 실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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