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의 새로운 이정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

박민근 신한대학교 대학원, 치유산업학과 주임교수, 한국치유농업협회장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가

농촌진흥청이 2025년 본격 시행하는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는 치유농업의 신뢰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심리적·사회적·신체적 건강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융합형 산업으로 고령사회와 정신건강 이슈가 확산하는 가운데 그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단순 농업활동을 넘어 사회적 치유와 예방적 건강관리, 돌봄까지 수행하며 농촌의 새로운 역할을 창출하는 이 산업에 공공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인증제 도입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 박민근 신한대학교 대학원, 치유산업학과 주임교수, 한국치유농업협회장

농진청은 지난 3월 농촌진흥기관을 통해 기존 2급 치유농업사 중 100명을 추천받았고, 4월에는 치유농업 관련 학계, 단체, 치유농업사 양성기관 등에서 추가로 100명을 추천받아 총 200명의 예비 심사위원 풀을 구성했다. 앞으로 인증 신청 치유농업시설을 공정하고 전문적으로 심사하게 된다.

이후 6월에는 예비 심사위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과 현장 교육 등 필수 교육을 시행하고 치유농업시설 인증제 운영규정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6~7월에는 치유농업시설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의 대국민 설명회를 개최해 제도 취지와 기준, 신청 방법을 안내할 계획이다.

또한 7월에는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 신청 공지를 통해 신청 접수를 시작하고 7~10월에는 심사위원들이 심사반을 편성해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로 인증심사를 진행한다. 11월에는 우수 치유농업시설 첫 인증서를 발급하는 것이 목표다.

인증심사는 시설·장비, 인력기준, 운영기준 등 세 가지 분야를 기준으로 한다. 신청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접수 가능하며, 필수(가/부) 항목 13개 합격과 점수부여 항목 192점 중 평가점수 116점 기준을 충족하면 농진청에서 인증서를 발급한다. 유효기간은 3년이고, 매년 사후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인증 시설은 인증 마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정부의 치유농업 관련 홍보나 시범사업 신청 시 우대받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를 통해 치유농업의 서비스 품질은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며, 국민의 신뢰 확보, 사회복지와의 연계, 민간참여 확대 등 다양한 긍정적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증 운영규정, 심사위원 교육 일정, 설명회 구체 계획 등이 공식 발표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증제를 고대하는 치유농업 관계자들, 학계 전문가, 시설 운영자들은 “제도 방향성은 환영하지만, 아직 준비 방향이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한 치유농업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 제도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데, 정보가 흐려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농진청은 제한된 예산과 인력 속에서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성패는 법제화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 제도 참여자와의 충분한 소통, 정보를 적시에 공유하는 투명한 행정,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는 유연성이 함께 가야 비로소 제도의 실효성이 확보된다.

이젠 제도의 완성도만큼이나 ‘소통의 완성도’가 중요한 시점이다.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가 단순한 행정절차를 넘어서 치유농업의 질적 도약과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과 현장을 잇는 투명한 정보 공유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이 제도가 농업의 새로운 가치와 농촌의 활력을 이끄는 ‘제도적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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